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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식

어서 너는 오너라 - 박두진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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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너는 오너라

-----박 두 진---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살구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너이 오래 정드리고 살다 간집,

함부로 짓밟힌 울타리에 앵두꽃도 오얏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낮이면 벌떼와 나비가날고 밤이면 소쩍새가 울더라고 일러라.

 

다섯 뭍과, 여섯 바다와, 철이야, 아득한 구름 밖 아득한 하늘인가에 나는

어디로 향을 해야 너와 마주서는게야.

 

달 밝으면 으례 뜰에 앉아 부는 내 피리의 서른 가락도 너는 못듣고, 골을 헤치며 산에 올라,

아침마다 푸른 봉우리에 올라서며, 어어이 어어이 소리높여

보르는 나의음성도 너는 못 듣는다.

 

어서 너는 오너라. 별들 서로 구슬피 헤여지고, 별들 서로 정답게 모이는 날,

흩어졌던 너이 형 아우 총총이 돌아오고, 흩어졌던 네 순이도 누이도 돌아오고

너와 나와 자라나던, 막쇠도 돌이도 복술이도 왔다.

 

눈물과 피와 푸른 빛 기빨을 날리며 너는 오너라.

비둘기와 꽃다발과 푸른 빛 기빨을 날리며 너는 오너라...

 

복사꽃 피고, 살구꽃 피는 곳, 너와 나와 뛰놀며 자라난 푸른 보리 밭에

남풍은 불고, 젖빛 구름 뽀오얀 구름속에 종달새는 운다. 그름진 냉이꽃 향기로운 어덕,

여기 푸른 잔디밭에 누어서, 철이야. 너는 너는

늴 늴 뉠 가락 맞춰 풀피리나 불고, 나는 나는 두둥싯 두둥실

붕새 춤 추며, 막쇠와, 돌이와, 복술이랑 함께, 우리, 우리 옛날을 옛날을 딩굴어 보자

 

---------------------------청록집--------------

삼충당.... 본문   중..

 박두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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